티스토리 뷰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화장이 자꾸 들뜰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결책은 바로 '각질 제거'입니다. 하지만 건성이나 민감성 피부를 가진 분들이 무턱대고 알갱이가 있는 스크럽제나 때수건으로 얼굴을 문지르면, 피부 장벽이 찢어지듯 손상되어 극심한 건조증과 홍조를 유발하게 됩니다. 지난 글에서 다루었던 바흐(BHA)가 지성 피부를 위한 성분이라면, 피부 표면의 각질을 부드럽게 녹여주면서도 수분을 채워주는 건성 및 민감성 피부의 구원자로는 '아하(AHA)'와 '파하(PHA)'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피부에 자극 없이 매끄러운 윤광을 찾아주는 아하와 파하 성분의 특징과 피부 타입별 올바른 각질 제거 방법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칙칙한 피부 겉 각질을 매끄럽게 녹이는 아하(AHA)의 특징

과일이나 우유에서 주로 추출되어 '과일산'이라고도 불리는 아하(AHA)는 수용성(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름(피지)을 뚫고 모공 속까지 들어가는 바하(BHA)와 달리, 아하는 피부 겉 표면에 들떠 있는 묵은 각질들을 부드럽게 녹여 탈락시키는 데 집중합니다. 전 성분표에는 글라이콜릭애씨드(Glycolic Acid)나 락틱애씨드(Lactic Acid) 등으로 표기됩니다.

아하 성분은 햇빛에 그을려 칙칙해진 피부 톤을 맑게 개선하고, 겉 각질이 제거된 자리에 수분을 끌어당기는 능력이 있어 각질 제거 후에도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따라서 피지 분비량은 적지만 표면에 각질이 하얗게 잘 일어나는 전형적인 건성 피부에게 가장 추천하는 성분입니다. 꾸준히 사용하면 피부 결이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워지고, 다음에 바르는 앰플이나 영양 크림의 흡수율을 200% 이상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2. 극민감성 피부를 위한 가장 순한 물톡스 필링, 파하(PHA)의 원리

아무리 촉촉한 아하(AHA) 성분이라도 피부가 아주 얇거나 예민한 극민감성 피부에게는 약간의 따가움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하의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하여 개발된 차세대 각질 제거 성분이 바로 '파하(PHA)'입니다. 글루코노락톤(Gluconolactone) 등으로 표기되는 파하는 아하와 동일한 수용성 성분이지만, 입자 크기가 아하보다 훨씬 큽니다.

입자가 크다는 것은 피부 속으로 깊고 빠르게 침투하지 못한다는 뜻이며, 역설적으로 이것이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엄청난 장점이 됩니다. 파하는 피부 겉면에 머무르며 아주 천천히, 그리고 마일드하게 각질을 정돈합니다. 또한 파하 성분 자체에 주변의 수분을 강력하게 끌어당겨 젤리처럼 머금는 보습막 형성 능력이 뛰어나, 피부과에서 연예인들이 중요한 촬영을 앞두고 받는 일명 '물톡스 필링'의 핵심 주성분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바람만 불어도 피부가 붉어지는 민감성 피부라면 주저 없이 파하 성분을 선택해야 합니다.

3. 올바른 사용법 및 각질 제거 후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사항

아하나 파하 성분이 함유된 토너, 패드, 혹은 앰플을 사용할 때는 세안 직후 스킨케어 가장 첫 단계에서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화장솜에 묻혀 피부 결을 따라 가볍게 닦아내거나, 액체를 손에 덜어 부드럽게 흡수시켜 줍니다. 아무리 순한 성분이라도 매일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질 수 있으므로, 자신의 피부 컨디션에 따라 주 2~3회 정도만 밤(Night) 시간에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가장 중요한 주의사항은 각질 제거 후의 '보습''자외선 차단'입니다. 낡은 지붕을 걷어냈다면 새 지붕을 덮어주어야 하듯, 아하나 파하를 사용한 직후에는 반드시 세라마이드나 판테놀이 듬뿍 들어간 장벽 크림을 발라 피부를 든든하게 보호해야 합니다. 또한, 묵은 각질이 벗겨져 연약해진 새살은 자외선에 노출되면 기미나 잡티가 생기기 쉬우므로, 다음 날 아침 외출 시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선크림)를 평소보다 더욱 꼼꼼하게 발라주어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결론

지금까지 건조하고 예민한 피부의 생기를 되찾아주는 아하(AHA)와 파하(PHA) 성분의 원리와 올바른 각질 제거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피부를 박박 문지르는 물리적 스크럽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내 피부가 단순히 건조하고 칙칙하다면 아하 성분을, 극도로 예민하고 붉어진다면 파하 성분을 선택하여 피부 표면의 불필요한 각질만 똑똑하게 녹여내 보세요. 주 2회의 규칙적인 화학적 각질 제거와 꼼꼼한 보습, 철저한 자외선 차단이 병행된다면, 값비싼 에스테틱 관리를 받지 않아도 집에서 깐 달걀처럼 매끄럽고 투명한 유리알 피부를 완성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